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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1~
군 생활 하면서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
DATE 2025/05/06
CATEGORY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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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말이 조금 오글거릴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군대라는 조직 속에 들어가 생활하다 보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자각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거울을 보면서 문득 생각하게 된다. 군대에서 불리는 자신의 호칭—이병 OOO, 일병 OOO—이 진정한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군복을 입은 나의 모습은 분명 현실이지만, 그것이 곧 내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종종 사회가, 조직이 부여하는 역할에 너무 익숙해져 진정한 자신을 잊곤 한다.

'나'를 기억하자는 말은 군 생활에서 매우 중요하다. 군대는 개인보다는 집단을 중시한다. 집단의 목표가 곧 개인의 목표가 되며, 개인의 삶과 가치관은 쉽게 묻히기 마련이다. 어느 순간부터 개인적인 취향이나 의견보다는 '우리 부대는 이러하다'는 말이 모든 판단의 중심이 된다. 자신을 위한 결정보다 조직을 위한 결정이 앞서는 상황에 반복적으로 처하면, 스스로가 좋아하던 것조차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나'를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우선, 군 생활 속에서도 나만의 작은 루틴을 만드는 것이 좋다. 이 루틴은 특별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하루에 10분이라도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시간, 혹은 취침 전 독서나 일기 쓰기와 같은 간단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런 작은 일상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진짜 나'를 기억하게 하는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또한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군 생활이 끝난 후의 나를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며 목표를 세우면, 반복되는 군 생활이 조금 더 의미 있게 느껴질 것이다. 전역 후 진로, 자격증 취득, 어학 능력 향상 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면 군 생활의 단순함과 무기력함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개인적인 목표가 명확하면, 자신을 잃어가는 것을 막을 뿐 아니라 군대 생활 자체에도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군 생활에서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선 또한 자기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전역 후 사회에 나가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이러한 질문을 꾸준히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군대는 주어진 역할과 틀 속에서 자신을 숨기게 만드는 공간이다. 그런 환경에서 스스로 질문하는 행위는, 내면의 자아를 잃지 않기 위한 필수적인 방어 수단이 된다.

물론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자신을 지키기 어렵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감정과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이 지금 힘들고, 때로는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다고 느끼는 그 감정마저도 자연스럽게 인정해야 한다. 군 생활에서 나를 지킨다는 것이 반드시 완벽하게 성공할 수는 없으며, 때로는 실패할 수도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자신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변하지 않는 단단한 자아를 유지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군 생활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자신을 적응시키면서, 중심만큼은 잃지 않도록 균형을 잡으라는 뜻이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내면의 중심을 잃지 않고 균형 잡힌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 바로 성숙함의 본질이기도 하다.

군대를 떠나 사회로 나갈 때가 다가오면, 또 다른 불안이 찾아온다. 군대라는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선택해야 하는 자유 앞에서, 또다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순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군 생활 동안 내면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자신을 점검하고 가꾸어 나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군 생활은 마냥 견디는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다. 많은 사람은 군 생활 동안 겉모습이나 신체적 변화뿐 아니라,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큰 변화를 경험한다. 그런 변화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에 대해 더 명확히 알게 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군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나의 진정한 가치와 꿈을 끝까지 놓지 않는 것에 있다. 조직의 일원으로서의 역할과 개인으로서의 자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때, 군 생활을 보다 건강하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보낼 수 있다.

그리고 이 균형을 잘 유지한다면, 군대 이후의 삶에서도 보다 명확한 방향과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회로 돌아간 후에 마주할 다양한 도전과 불확실성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군 생활이 힘들고 답답하다고 느껴질 때, 이 블로그에서 이야기한 '나를 잃지 않음'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길 바란다. 어렵고 힘든 환경 속에서도 진정한 자신을 지키는 사람이 결국 사회로 나아가서도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군 생활 동안의 모든 경험이,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든든한 발판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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